'무조건 나쁜 사주는 없다'
이런 말은 지겹게 들으셨겠지만,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 분들은 잘 없습니다.
만약 지구상에 나 혼자만 살아간다면 무조건 나쁜 사주, 좋은 사주가 있었을 거예요.
우리는 좋든 싫든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이런 집단과 사회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사주엔 정답이 없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조선시대와 현시대의 도화, 역마가 작용하는 방식이 다른 것, 공무원이 유행했던 시기에 관성 사주가 유리했던 것처럼 사주는 살아가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같은 이치로 '빛 나는 사람'이 목표가 되는 현시대에서 빛나선 안되는 일주, 을사일주(乙巳日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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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을사일주는 일간을목(乙木) 일지(日支) 사화(巳火)로 이루어진 일주입니다.
을목과 사화 모두 질긴 생명력과 넓게 퍼지려는 기운이기 때문에 을사일주는 어디서든 진득하게 살아있고 명랑한 성향을 가지게 됩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강한 활동성은 덤이구요.
이 활동성은 무조건 말과 행동을 뜻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생각, 표현이 확실하다고 봐야 해요.
'저 사람은 조용하긴 한데 할 말은 다 한단 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람입니다.
그런 을사일주가 빛나는 삶을 살아선 안되는 이유는 좋은 일주 구성, 사화의 상관(傷官)구성 때문인데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너무 특출난 재능은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왠지 이유 없는 시기, 질투를 받게 되고 일주 특유의 강한 개성과 활동성이 삶을 전반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기도 해요.
을사의 상관은 을 목 정재(正財), 지장간에도 정재, 정관(正官)으로 잘 꺾이지도 않기 때문에, 영 수긍하는 법을 모르는 것도 한몫합니다.
따라서 을사일주는 경제적으로 너무 불안한 업을 택하면 심적으로 안정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다 좋은데 돈 문제가 해결이 안 됩니다' 하고 역술가를 찾을 것이 아니라면 수익의 변동성이 너무 강한 직업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생산을 통해 재물을 벌 수 있는 요식업, 제조업을 선택하거나 농사, 축산, 어업도 잘 어울립니다.
만약 꼭 교육, 예술을 하겠다면 일반적인 상관처럼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이 아닌 어디든 소속된 상태로 정기적인 수익을 내며 활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회사 생활을 한다 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요지는 상관이 너무 강하게 쓰이지 않고, 정(正)의 기운을 잘 쓰기만 하면 되니까요.
조심해야 할 건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허영심과 오만함 때문에 정말 멋진 일주인데 가까이 가긴 싫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인성(印星)이 있다면 도움이 됩니다. 임수(壬水), 계수(癸水), 해수(亥水), 자수(子水)를 만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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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는 사주의 일부분이기에 사주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선 년주, 월주, 일주, 시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글이 공감된다 해서 사주를 꼭 볼 필요는 없어요. 을사일주는 어디서든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이 글을 보고도 하나도 맞지 않는 것 같단 생각이 드시는 분이 더 위험할지 모르겠습니다.
팔자대로 살아가지 못한단 뜻일 테니까요.
-사주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