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용이 알차서 글이 깁니다.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보셨으면 하지만 시간이 없다면 3, 4번 질문은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사주 공부한 지 오래된 술사일수록 잘 보는 거 아닌가요?"
아래 인터뷰 답에서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올해의 마지막, 12월 인터뷰를 맡아주신 사주나루 역술가 백신 선생님 인터뷰 시작합니다.

Q. 인터뷰로는 처음 뵙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주나루에서 사주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백신입니다. 공식 인터뷰로 인사드리는 건 처음이라 조금 낯설지만, 사주나루와 수없이 많은 내담자님들의 관심과 응원 덕에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인터뷰가 더 특별한 이유는 저는 사실 사주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샤머니즘이나 미신처럼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전혀 믿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무엇이든 눈으로 직접 보고 직접 확인해야만 납득이 되는 성향이었죠.
그런 저 역시 많은 사연이 있고 삶이 막막해 안 좋은 생각까지 들 무렵도 있었습니다.
‘살고 싶다’는 희망 하나로, 전국을 찾아다니며 유명인들에게 상담을 받아보았지만, 맞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딱 한 분만 어린 시절 겪었던 희귀질환, 정계 집안의 손주라는 점, IMF로 인한 집안의 부흥 등 당시 상황을 너무도 세세하게 풀어내셨습니다. 그 만남이 계기가 되어 배움의 기회로 이어지게 되었고, 그렇게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도 저는 쉽게 믿지 못했지만, 검증과 탐구가 쌓이고 쌓여 어느새 ‘사주’라는 길을 걷게 되었고, 지금은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습니다.
Q. 9월 [NARU]의 메인 선생님으로 활약하셨더라고요?
저에게도 꽤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설렘보다는 부담이 더 컸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다루는 사주를 ‘메인’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과연 제게 어울릴지, 혹시라도 가볍게 비치지는 않을지에 대한 걱정이 먼저 들었죠. 그래서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고민도 많았고, 그만큼 더 신중하게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첫 촬영이었던 만큼 긴장도 많이 했고, 준비 과정에서 살도 꽤 올라 다이어트까지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과 진행을 도와주신 작가님들과 스태프분들께서 너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덕분에, 현장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생각보다 긴장하지 않고 잘 마칠 수 있었고요.
돌이켜보면 모든 환경과 과정은 참 좋았는데, 문제는 저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웃음)
Q. 정확도 높은 간명을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게 있다면?
저는 사주를 공부하면서 한 번도 멋있게 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사주는 뭐가 되든 맞추면 장땡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샤머니즘이나 미신처럼,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쉽게 믿는 성격이 아닙니다. 직접 해보고 증명되거나 납득이 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향이고 그 성격은 지금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동하며 먼 미래를 말하기보다는 빠르게 결과가 확인 가능한 시점의 일들에 집중해 풀이해왔습니다. 풀이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다시 연락을 통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해왔고요.
맞은 부분은 왜 맞았는지 다시 정리하고, 틀린 부분은 왜 틀렸는지를 고민하며 풀이를 수정해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이론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실제 현실에서 검증된 해석만을 남기려 노력해왔고, 그게 지금의 상담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풀이의 정확도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 목적의 모임, 커뮤니티를 직접 구축해 활동했습니다.
실제로 맞았는지, 오차는 어디서 발생하는지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하며 지금까지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쉽게 하지 않는 부분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거라 생각해요.
상담을 받으신 분들께서도 그 차이를 느끼시는 것 같고, 단순히 “잘 맞는다”를 넘어 “이상하게 이후에도 다시 떠오른다”, “상담의 질이 다르다"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물경력과 비교되는 선생님 풀이는 무엇이 다른가요?
사실 사주가 경력 자체를 증명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조입니다. 운전면허증처럼 국가나 민간 차원에서 자격이나 경력을 인증해 주는 시스템이 없다 보니, 같은 종사자 사이에서도 실제 경력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래 했으면 잘 본다"라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따라붙고, 물경력도 생겨나고 있죠.
사실 활동 기간 자체보다는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결국 남는 것은 매해, 매년 이어온 활동 기록뿐이고 저 역시도 그 기록 외에는 경력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입점 기준이 까다로운 사주나루로부터 제 발자취들이 인정받아 함께하게 되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풀이의 차이라면 저는 5년 후, 10년 후의 이야기를 가능하면 먼저 꺼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5년, 10년 뒤가 좋다는 말은 상담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당장의 일, 빠른 시일 내에 벌어질 문제를 풀이하는 것은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곧바로 드러납니다. 맞지 않으면 컴플레인으로 이어지고, 결국 상담에 대한 신뢰나 지속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다음 대운이나 먼 미래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뜬구름을 잡기보다는 지금 내담자분이 가장 답답해하는 문제, 당장 마주한 선택과 상황에 초점을 둡니다.
Q. '굳이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땐 어떻게 하시나요?
사주에 보인다고 해서 전부 말하는 게 반드시 좋은 상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내담자분이 아직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지금의 선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면 굳이 먼저 꺼내지 않습니다.
말 한마디가 위로나 방향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오래 남는 불안이나 공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상담을 하며 많이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다릅니다. 눈치가 굉장히 빠르시거나, 직설적인 표현을 원하신다고 분명히 말씀해 주시는 분들, 혹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주 구조와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숨기지 않고 그대로 말씀드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을 앞두고 있는 분들의 사주를 보다 보면, 이후에 큰 갈등이나 이별수가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이혼할 수 있다"라는 말을 그대로 꺼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 이후 특정 시기에 작은 트러블이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식으로 흐름을 완화해 전달합니다.
사실 결혼을 앞둔 분들 입장에서는 ‘작은 트러블’이라는 말조차도 듣기 싫은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미래만을 그리고 축복받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그런 상태에서 단정적인 표현을 던지게 되면, 사주가 아니라 말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실제로 많이 보아왔습니다.
저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언제 말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게 상담사로서 가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선생님께선 사주를 왜 봐야 한다 생각하시나요>
사주에 대한 여러 시선이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검증 없이 전부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실제 삶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고 반복되는 패턴과 흐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충분히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결정을 앞두고 지금 멈추는 게 맞는지, 한 발 더 나아가야 하는지처럼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 순간에 사주를 찾으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사주를 불안함에 답을 맡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택을 정리하기 위한 하나의 참고 기준으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주는 내가 어떤 흐름 위에 서 있는지를 분명하게 짚어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 역할만 해도 사주는 충분히 의미가 있죠.
Q. '이 사람은 결국 좋은 짝 만나 잘 살겠다' 싶은 사주도 있나요?
단순한 질문이지만 동시에 답하기는 꽤 어려운 질문입니다. 좋은 짝이라는 기준 자체가 사람마다, 또 각자의 상황과 입장마다 너무 다르거든요.
사주를 보다 보면 느끼는 게 각자의 사주팔자는 생각보다 훨씬 고유하다는 겁니다. 그 고유성 때문에 일률적으로 어떤 특징을 뽑아내기는 어렵습니다.
누구에게는 사회적으로 능력 있고 외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 좋은 짝이겠지만, 또 누구에게는 안정적이고 가정적인 사람이 더 잘 맞는 짝이거든요.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생물학적으로나 정서적으로는 남편으로서 부족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사주라면 그런 사람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고, 그 안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잘 살아갑니다.
반대로 생물학적으로는 좋은 남편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부족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사주라면, 역시 그런 인연을 만나 그 구조 안에서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각자의 사주가 어떤 관계를 필요로 하는지, 본인이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성향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잘 산다는 건 남들이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라 사주팔자에 맞는 인연을 만나, 그 안에서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Q.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를 수락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사실 인터뷰를 수락한 데에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입증된 경력으로는 13년이지만 사주나루와는 1년 정도로 보면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 함께해 왔죠.
상담해드렸던 많은 분들께서 제 이야기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고 싶다거나, 어떤 생각으로 사주를 보고 있는지 궁금해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런 기회가 닿아 조심스럽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저는 사주를 특별하게 포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잘 맞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나 고민들 역시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도 거창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제가 어떤 생각으로 사주를 보고 있고, 어떤 태도로 상담을 이어오고 있는지 정도만 전해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는 많지만, 제 이야기는 말보다 상담 속에서 더 잘 전해질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전해드리는 상담을 이어가고 싶습니다.